갤러리그림손은 12월 10일(수)부터 22일(월)까지 기획 초대전 <김봉경개인전_ 수(需)>을 개최한다. 2015년 갤러리그림손 신진작가 선정 이후 10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번 전시에서 김봉경 작가는 그동안 그려온 다양한 동물들과 자화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려견을 비롯해 고래, 용, 고슴도치, 황소, 곰 등의 동물들은 작가의 내면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을 우의적으로 전달한다. 작품 속 동물들은 수묵화와 채색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으며, 용기와 기백을 담은 동물들은 수묵의 발묵과 필묵의 거친 붓질로 표현되었고, 추억·흔적·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동물들은 섬세한 채색으로 그려졌다.
사의성을 충실히 담은 전통적 형식 고수
작가는 하나의 동양화법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 동양화의 다양한 기법을 주제와 의미에 맞게 적절하게 구성하며, 동양화의 정신인 사의성(寫意性)을 충실히 담아냈다. 오늘날 많은 젊은 동양화 작가들이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추구하며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러나 김봉경 작가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비단 위의 수묵과 채색이라는 전통적 형식을 고수하며, 젊은 작가로서 전통 회화를 이어야 한다는 소명까지 함께 지니고 있다.
모정(母情)11, 29x21.5cm, 비단에 채색, 2022.
이번 개인전의 제목 ‘수(需)’는 주역(周易)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때가 이르지 않았을 때 성급히 움직이지 말고 내적 준비와 자기 수련을 다하며 자연의 순리를 믿고 기다리라는 뜻을 지닌다. 이는 작가가 이번 전시에 담아내고자 하는 의미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기다림의 미학'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예기치 않은 변화가 찾아올 때, 작가는 작품을 통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의 작업은 일종의 자기 성찰이며 ‘기다림의 미학’이다.
命,54.5x36.5cm, 지본수묵(和紙), 2023.
김봉경 작가는 앞으로도 수많은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젊은 작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도 지켜야 할 본질과 근본을 꾸준히 탐구한다면,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것이다. 이번 전시 이후 그는 새로운 작업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기다리는 장이며, 그 기다림의 끝에서 어떤 새로운 여정이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아트앤비즈=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