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Painting,

Mixed media, 186×231.5×14, 2018 (사진= 사비나미술관)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은 8월 23일부터 10월 26일까지, 김을 작가의 개인전 《Twilight Zone Studio》를 개최한다. 본 전시는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작업실 프로젝트'의 13번째이자 마지막 회차로, 작가의 창작 여정을 결산하는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이다.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이번 전시는 작업의 결과물이 아닌, 그 과정을 작품으로 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창작의 본질과 작가 정신을 조명한다”며, “작가의 지난 10여 년의 여정을 집약한 이 프로젝트는 현대미술에서 예술가의 존재 방식과 창작 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Beyond the Painting,

Mixed media, 230×184×25, 2025 (사진= 시비나미술관)


《Twilight Zone Studio》 전시는 김을 작가의 오랜 창작 여정과 함께해 온 실제 작업실을 전시장에 축소 재현하고, 이를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스튜디오를 배경 삼는 전시가 아니라, 스튜디오 자체가 예술이 되는 전례 없는 시도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을 작품으로 제시함으로써 전시의 초점을 결과물에서 창작 과정과 환경으로 전환시킨다. 이로 인해 미술관은 관객을 작가의 사적인 사유 공간이자 창조의 원점으로 안내하는 예술 경험의 무대가 된다.

■ 경계의 영역으로서의 스튜디오

전시 제목 《Twilight Zone Studio》는 작가가 가장 오래 머무르는 창작의 요람인 작업실을 가리키는 별칭으로, 현실과 비현실, 이상과 실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작품세계를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Twilight Zone'은 유형과 무형, 물질과 개념이 서로 스며들고 경계가 해체되는 황혼 지대를 의미한다. 이 명칭은 작가의 창작 과정이 존재, 지각,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과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작업실이라는 공간은 물리적 장소를 넘어 작가의 정신적 흔적과 존재론적 탐색을 시각화하는 상징적 구조물로 재탄생한다.

※ 부제인 “우리는 황혼(Twilight)의 세계를 살고 있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Controversial Painting,

Mixed media, 91.5×160×13, 2025 (사진= 사비나미술관)


■ 지속적인 프로젝트: 진화와 완성

2015년 처음 시작된 스튜디오 프로젝트는 이후 12차례에 걸쳐 이어져 왔다. 작가는 약 10년간의 반복적인 발표와 수정을 통해 스튜디오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재건되며, 진화하는 작품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사비나미술관 전시는 작가가 지난 세월 동안 느끼고 성취한 경험과 성과를 확장시킨 마지막 장이자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전시를 끝으로 작가가 전시 공간에 직접 작업실을 짓는 연작이 마무리되기에, 그동안 축적된 실험과 성과를 한데 모아 결산하는 자리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 작가의 손길과 삶의 흔적이 담긴 스튜디오

《Twilight Zone Studio》의 독특하고 중요한 측면은 작업실이 물리적 환경을 넘어 작가의 정신적 궤적과 존재론적 탐색을 담는 상징적 구조물로 재탄생한다는 데 있다. 작가는 10년간의 목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스튜디오를 짓는데 직접 참여했다. 스튜디오는 작가의 손길을 통해 조형적 실험의 장이자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창작의 터전으로 변모했다. 이는 작가의 사적인 영역과 대중적인 전시 공간 사이의 구분을 해체하며, 관람객을 창작의 시작과 과정, 결과로 이어지는 환경으로 초대한다.

(ART&BIZ=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