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하우스 서울 첫 전시 UnHause (사진= 박성훈, 프리즈 하우스 서울)


프리즈(Frieze)가 오는 2025년 9월 2일부터 10월2일까지, ‘프리즈 하우스 서울(Frieze House Seoul)’의 첫 번째 전시인 《언하우스(UnHouse)》를 선보인다.

아트 칼럼니스트이자 큐레이터, 갤러리스트인 김재석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가장 친밀하면서도 동시에 규범과 권력이 작동하는 정치적 공간인 ‘집’을 퀴어적 시각으로 해체하고 새롭게 재구성한다.

프리즈 하우스 서울 관계자는 "집은 흔히 안전과 보호, 친밀함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퀴어 주체에게는 양가적인 장소다. 목소리를 낮추고 몸을 숨겨야 하는 억압적 공간인 동시에, 외부의 시선과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은신처이며, 욕망과 정체성을 실험할 수 있는 사적인 연구실이 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집’의 양가성을 지우지 않으면서, 그것을 재배열하여 퀴어적 가능성이 열리는 장소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언하우스》에는 김 좋은아침(Joeun Kim Aatchim), 최하늘(Haneyl Choi), 이동현(Lee Dong-hyun), 안네 임호프(Anne Imhof), 엠 케트너(Em Kettner), 김대운(Dan Kim), 듀킴(Dew Kim), 레베카 네스(Rebecca Ness), 캐서린 오피(Catherine Opie), 박그림(Grim Park), P.스태프(P. Staff), 윌라 와서먼(Willa Wasserman), 시야디에(Xiyadie), 김민훈 (Kim Minhoon) 등 14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또한, 커먼웰스 앤 카운슬 (Commonwealth and Council), 프랑수와 게발리 (François Ghebaly), 제시카 실버맨 (Jessica Silverman), 리만 머핀 (Lehmann Maupin), P21, 스프루스 마거스 (Sprüth Magers), 술타나 (Sultana), 띠오 (THEO), 엑스라지 (xlarge)와 같은 국내외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퀴어 아티스트와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신진 작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신체/정체성(Body/Identity)▲공간/권력(Space/Power)▲관계/돌봄(Relation/Care)▲기억/전승(Memory/Transmission)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한때 주거지였으나 오랫동안 비워져 있던 건물을 활용한 프리즈 하우스 서울의 첫 전시는 공간 전체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관람객은 프리즈 하우스에서 몰입적인 설치와 조각, 회화와 사진, 그리고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감상하는 동시에 계단, 창, 복도, 천장까지 집의 구조적 요소들을 관찰하며 익숙한 생활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거주 공간을 침묵과 성별 규범이 강요되는 장소이자 동시에 외부의 폭력으로부터 피신할 수 있는 안식처로 탐구하며, 고독과 자기 성찰, 소속의 의미가 새롭게 정의되는 장으로 제시한다. 참여 작가들은 정체성의 고정된 틀에 도전하고, 공간의 위계를 재고하며,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언하우스(UnHouse)》는 다양한 문화적·정치적·개인적 맥락을 바탕으로 ‘주거 공간’을 사유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작품들은 낯선 주인 혹은 유령 같은 존재처럼 공간 곳곳에 스며들게 된다. 계단과 안뜰, 복도에 드러나는 작업들은 관람객이 익숙한 구조를 넘어 ‘또 다른 집’을 상상하도록 초대하며, 해체되고 재배열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공간으로 확장된다.

이번 개관전을 맞아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언하우스(UnHouse)》는 프리즈 하우스 서울이 지향하는 야심차고 사유를 자극하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잘 보여줍니다. 김재석 큐레이터와 참여 작가들, 그리고 이들을 대표하는 갤러리와 협업함으로써, 우리는 지역과 국제 무대 모두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대화의 장을 열고자 합니다. 나아가 이 공간이 단순한 전시장에 그치지 않고, 예술가·갤러리·관객이 연결되는 생태계를 강화하고 공동체적 유대를 심화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고대합니다.”

이번 《언하우스(UnHouse)》의 큐레이터 김재석은 “《언하우스(UnHouse)》는 퀴어적 시각에서 ‘집’의 개념을 질문하고 재구성하는 전시입니다. 가정이라는 공간의 양가성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재배열하여 실험과 퀴어적 가능성이 열리는 장소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성별·섹슈얼리티, 동성혼 합법화 논의가 점차 격화되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퀴어라는 틀을 통해 ‘집’을 다시 사유하는 일은 단순히 상징적 차원을 넘어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시작들은 단순히 공간을 점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때로는 주인으로, 때로는 이방인으로, 또는 유령적 존재나 미지의 풍경처럼 집을 ‘거주’합니다. 이를 통해 전시는 전 세계 관객들이 가정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만나고, 인식하며 재구성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리즈 하우스 서울은 디렉터 앤디 세인트 루이스(Andy St. Louis)가 이끌며, 한국 현대미술과 시각문화의 전문성을 국제적 시각과 문화 간 교류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프리즈 하우스 서울은 연중 운영되는 새로운 공간으로, 경계를 허무는 동시대 전시를 선보이고 서울과 세계 미술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UnHouse》는 그 첫 프로젝트로서, 한국 미술 현장과 전 세계의 예술가·갤러리·관객을 잇는 지속적인 교류의 장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프리즈 하우스 서울 운영 시간]

프리즈 서울 기간 중: 9월 3일 수요일 ~ 9월 6일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프리즈 서울 기간 외 : 화요일 – 토요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일요일 및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