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존재 / 72.7 x 72.7cm / Oil on canvas 2023 (사진= 이세진 아틀리에)

일명 '햄버거 작가'로 알려진 이세진 작가는 킨텍스 제2전시장 6홀에서 열리고 있는 2025 고양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6일 오픈해 19일까지 열린다.

이세진 작가의 시리즈 작품은 '현대인의 식욕'을 가장 간단하게 해결해 주는 대표적인 음식인 햄버거다. 작가는 육즙이 가득한 먹음직스런 햄버거 작품을 통해 인간이 가진 여러 욕망과 욕구들을 해결하는 현대인의 보이지 않는 모습들을 조망한다.

언뜻보면 놓치지 쉽지만 자세하게 작품을 들여다 보면 커다란 햄버거 속에는 도시의 풍경과 바쁘게 돌아가는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들이 희미하게 지워진 듯 담겨 있다. 마치 햄버거가 우리의 모습이자 도시의 모습, 현대 사회를 표현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일명 햄버거 작가, 이세진 (사진= 이세진 아틀리에)

작가는 자신의 작가노트를 통해 햄버거 시리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음식 및 신조어들이 많이 탄생하게 되는데 정크푸드인 ‘햄버거’ 라는 소재를 가지고 커다랗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와 퍼즐 조각처럼 맞춰진다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와 현대사회는 빠르게 돌아가는 삶이라 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수고로 빨리 배고픔을 충족할 수 있는 햄버거는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속도의 기본원칙에도 부합되는 최적의 선택이다. 그 공감을 다양한 색으로 채색하며 다양한 모습의 작품으로 남긴 이미지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먹고 싶다는 생각과 먹어봤다는 생각들을 불러일으키며, 결국 우리들은 서로 같다는 무의식적 공감을 이끌어 낸다고 생각한다."

햄버거 시리즈 이전엔 '현대인의 삶, 공감 시리즈'

이세진 작가를 이해하려면 햄버거 시리즈가 나오기 전 시리즈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서로 단절된 듯하지만 선형적은 아니어도 서로 다층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일상 / 116.8cm x 91.0cm / Oil on canvas / 2018년 (사진= 이세진 아틀리에)

작가는 이전 시리즈를 '현대인의 삶, 공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전 시리즈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현대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 시대를 사진으로 남겨 페인팅 작업을 했다.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수 많은 희로애락, 그 속에 펼쳐진 사회의 다양성을 작품으로 다룸으로, '독특한 화면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오버랩 시킨 작품들에 앞서, 어른과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사회는 어떠한 모습일지 알고 싶었다."

이후 햄버거 시리즈가 나오게 된 배경을 언급하는 대목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햄버거 시리즈는 이렇게 탄생했다.

"순수라는 모습이 비춰지고 작업의 퀄리티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고민 하다가, 우리들의 경제와 문화에 알맞게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쓸 새 없이 빠르게 지나가고, 또한 끼니를 거르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햄버거, 커피, 음료수 등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것들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햄버거처럼, 정크푸드에 길들여진 우리는 유혹을 뿌리 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는데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 고민 이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음식이 마음 한 자리에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바뀌어 지고 있는 현상이다."

(아트앤비즈= 김진부 기자,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