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자 작가가 아트앤비즈 김진부 미술평론가와 파주시 헤이리 AN갤러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트앤비즈)
김명자 작가는 3합 장지와 분채로 작업을 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다. 2026년 1월 3일부터 13일까지 파주시 헤이리에 위치한 AN갤러리에서 '동심의 회상'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ART&BIZ(아트앤비즈)는 헤이리를 방문해 김명자 작가를 만나 "왜 3합 장지와 분채를 고집하는 지"에 대해 묻고, "작업 방식에 나타난 중첩된 색과 작가의 기억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들었다. 다음은 지난 8일 AN갤러리에서 작가와 인터뷰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 3합 장지와 분채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분채를 한 번 칠했을 때의 느낌보다 겹쳐서 여러번 칠했을 때의 투명하고 맑은 발색이 마치 어릴 적 어머니와의 기억처럼 선명하게 느껴졌다. 서양의 유화는 겹쳐 칠했을 때 이전에 칠했던 바탕색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두껍게 덮여서 볼 수 없게 되는 것과는 상반되게, 우리 한국의 분채와 종이는 다른 느낌으로 모두 중첩돼 보여지는 것이 우리의 기억과 닯아 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분채는 어려가지 색이 몽환적으로 보일 수가 있다. 분채와 종이의 그러한 점이 저는 작가로서 좋았다. 어려 색을 계속 쌓아 올리면서 바탕에서 느끼는 이미지가 몽환적으로 느껴졌다. 서양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분채와 장지를 고집하는 이유라고 말할 수 있다.
■ 분채의 투명한 색의 레이어처럼 작가에게 남아 있는 기억은 무엇인가?
저는 파주 출신이다. 여기서 태어나서 자라고, 결혼도 파주에서 했다. 이곳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저의 엄마가 내가 어릴 적 11살 때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농사를 지으셨는데 주로 밭농사를 하셨다. 그래서 그 때의 기억, 어릴 적 추억이,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잡혀 있다.
김명자 작가가 아트앤비즈 김진부 미술평론가와 파주시 헤이리 AN갤러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트앤비즈)
제가 예전에 꽃을 주제로 작업을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왜 꽃 그림을 그리지?" 언제부터인가 꽃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물론 좋아서 그리는 이유도 있겠지만 내가 왜 꽃 그림을 그리는 지 생각해 봤다.
그러다보니 어릴 적 추억이라든지, 들판에서 뛰놀면서 보던 이름 모를 꽃들을 보면서 자란 여러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릴 적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집 뒤뜰에는 장독대와 화단이 있었던 기억도 새롭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내가 왜 꽃 그림을 그리고 있지?"라는 질문에 대해서 저 나름의 답을 얻게 됐다.
물론 엄마의 죽음을 어린 11살에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또한 당시 표현하기도 힘들었고, 제가 셋째 딸이어서 언니도 있고 남동생도 있었지만, 그 때 마음의 응어리나 슬픔, 죽음에 대한 생각 등 그런 것들이 작품으로 나왔다, 색에 대해서도. (제 작품에는) 뭔가 이야기가 많이 있다. 이번 작품도 보면 엄마의 쪽진 머리, 그 위에 은빛 비녀를 꽃는 이미지가 저의 뇌리에 기억되고 있어서 작품에 담겨 있다. 기억 속 하나하나 단편적 이미지들이 작품 속에 있다.
(아트앤비즈= 김진부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