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ita Gale_99 DREAMS_2025_Barakat Contemporary (사진= 김진부 기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ennial 2024)에서 현대미술 최고 권위의 상(Bucksbaum Award)을 수상한 '니키타 게일'의 한국 첫 개인전이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5일 오픈할 예정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컨템포러리 아트의 중심인 뉴욕에서 2024년 열린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최고상을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가장 주목받을 현대미술 작가임을 선포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 첫 전시는 신작 커미션 작품으로, 지상 1층에 두 점의 작품과 지하를 가득 메운 설치 작품이 전부다. 마치 "니키타 게일은 이런 작가야"라고 외치는 듯 강렬하다.

사진 촬영하지 않는 작가의 '비가시성'

니키타 게일의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 작가'라는 점이다. 4일 필자는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만났지만 작가의 요청에 따라 작가의 사진을 한장도 촬영하지 않았다. 만약 기사에 작가의 사진이 나온다면 그것은 작가의 의도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Nikita Gale_DREAMS 7, DREAMS 5_2025_Barakat Contemporary (사진= 김진부 기자)

왜 니키타 게일은 자신을 촬영하는 것을 반대할까? 작가는 자신을 작품과 무관하거나 개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작품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작품을 통해 자신이 드러날 뿐 개별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는 작가의 주요 테마인 '가시성의 부재'와 맥락이 닿아 있어 필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했다. 작가는 "가시성의 부재는 때로 존재보다 더 위협적이고 흥미로운 입장'이라며 부재를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퍼로먼스의 전통적 틀을 해체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단락에서 작품을 설명하면서 부연하겠다.

지하 1층의 신작 설치작품 '99개의 꿈'

신작 설치 작품 '99개의 꿈'은 게일이 꿈에서 처음 본 이미지를 주전자 등 레디메이드 오브제를 통해 물질화하며 상상과 제작의 경계를 허문 작품이다. 이 설치작품은 작가가 전시를 위해 신중히 선별한 쑥이 담긴 96개의 찻주전자, 세 개의 주전자, 조명 장치, 그리고 작가의 오랜 협업자이자 조명 디자이너인 조세핀 왕(Josephine Wang)과 제작한 시청각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주전자의 끓음과 조명을 정교하게 조율하며, 꿈에서 본 이미지가 일상의 재료를 통해 현실로 드러나는 순간을 만든다. 게일은 이를 통해 퍼포머의 부재 속에서 보이지 않는 노동과 제도의 기반을 전면화하고, 관객이 자신의 몸으로 작품의 리듬을 감지하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가시성의 부재는 때로 존재보다 더 위협적이고 흥미로운 입장”이라고 말하며, 부재를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퍼포먼스의 전통적 틀을 해체한다.

작가 니키타 게일 Nikita Gale (b. 1983) 소개

니키타 게일(b.1983)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태어나 현재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예일대학교에서 인류학(고고학 연구) 학사 학위를, 2016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뉴 장르(New Genres) 전공으로 미술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19년 메인주 매디슨의 스코히건 회화·조각 학교(Skowhegan School of Painting and Sculpture)에 참여하며 작업 세계를 확장했다.

2024년 게일은 Whitney Biennial에서 TEMPO RUBATO (STOLEN TIME) 로 미국 현대미술 최고 권위의 Bucksbaum Award를 수상했다. 게일의 주요 작품인 END OF SUBJECT (2022), PRIVATE DANCER (2021), AUDIENCING (2020)은 부재의 몸짓을 통해 공연과 대중매체를 참조한다. 이 작품들은 관객의 시선에 잘 드러나지 않는 무대 장치, 기술적 인프라, 설치와 해체의 과정 등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이 과정에서 무대 뒤의 보이지 않는 노동은 가시화되고, 제도적 권력과 소비 구조는 폭로된다. 따라서 그의 작업 앞에 선 관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무대 자체의 의미와 그것을 지탱하는 권력 구조를 직면하게 된다. 게일은 “누가 무대 위에 서는가?”라는 질문을 “무대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니키타 게일은 하와이 트리엔날레(하와이, 2025), 베르겐 현대미술관(베르겐, 2025), 휘트니 비엔날레(뉴욕, 2024), 타이페이 비엔날레(타이페이, 2023), 퍼포마 비엔날레(뉴욕, 2023)를 비롯해, ICA 필라델피아(2023, 필라델피아), ICA 카네기 멜론(피츠버그), 치젠헤일 갤러리(런던), LAXART(로스앤젤레스), MoMA PS1(뉴욕), 쿤스트라움 크로이츠베르크(Kunstraum Kreuzberg, 베를린), 스위스 인스티튜트(뉴욕), 노팅엄 컨템포러리(노팅엄), 앵커리지 미술관(앵커리지), 캘리포니아 아프리카계 미국인 미술관(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 뮤지엄 인 할렘(뉴욕), 애틀랜타 컨템포러리(애틀랜타), 그리고 해머 뮤지엄(로스앤젤레스) 등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및 기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게일의 작품은 에이커로이드 컬렉션, LA 해머 미술관, 카디스트 아트 재단, 마리엘루이제 헤셀 컬렉션, LACMA 모언아트 콜렉티브, 보스턴 미술관, 페레스 미술관 마이애미,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스튜디오 뮤지엄 인 할렘, 그리고 뉴욕 휘트니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 및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아트앤비즈=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