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혜 작가의 초대전이 오는 11일까지 아트스페이스엑스에서 열린다.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엑스(Art SpaceX)'는 홍승혜 작가의 초대전 〈Pong
Dang Pong Dang - warmth on the sky〉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일까지다. 아트스페이스엑스는 서초구 청룡마을길 31에 위치해 있다.
필자는 7일 아트스페이스엑스를 방문해 홍승혜 작가를 만났다.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목판화로 이렇게 투명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 독특했고, 나무의 질감까지 너무나 섬세한, 작업의 완성도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따스하면서 맑은 색감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성목판화를 배우기 위해 일본에서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원래 박사는 미국에서 하려고 했지만, 수성목판화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일본에서 박사까지 하고 돌아왔습니다." (홍승혜 작가)
홍승혜 작가는 2004년 홍대 미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타마미술대학 미술연구과 대학원에서 수성목판화로 석사(2008년), 2011년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수성목판화는 프레스가 아닌 바렌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색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만큼 까다롭고 섬세한 작업일 수밖에 없다.
홍승혜 작가의 3D영상 작업으로 제작한 전시 포스터 (사진= 아트스페이스엑스)
"다양하나, 붉은 실처럼 일목요연"
홍승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수성목판화, 설치, 회화, 3D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면서 컨템포러리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매체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개념은 하나의 얼개처럼 일목요연하다는 점은 홍승혜 작가가 작품을 얼마나 진지하고 깊게 대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희망 시리즈, 연 시리즈, 동심 시리즈로 나뉘어 있지만, 모두 마치 하나의 붉은 실에 엮인 인연처럼 모두 연결돼 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작가의 '언어적 유희'다. 연 시리즈는 한 줄의 실로 공중에 높이 날리는 장난감 연(鳶)과 연결된, 인연을 표현하는 연(緣)을 함께 의미한다. 또한 동심 시리즈는 '어린 아이의 순수하고 때묻지 않는 마음'을 뜻하는 동심(童心)과 '나를 움직이게 해주는 마음'이라는 의미의 동심(動心)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홍승혜 작가의 동심 시리즈, 수성목판화 작품 (사진= 아트스페이스엑스)
동심 시리즈에 대한 설명
홍승혜 작가는 이와 관련해 "이번 전시를 통해 '동심의 「퐁당퐁당」 시리즈'의 새로운 연작으로 만든 첫 3D 영상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나에게 있어 표현의 새로운 도전과 확장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이번 개인전의 전시 전체 타이틀을 「퐁당퐁당」이라는 작품 시리즈의 제목으로 차용한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동심 시리즈의 작품 '퐁당퐁당'과 관련해 작가는 "이 시리즈는 ‘지금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을 하시나요?’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작품의 ‘퐁당퐁당’은 어렸을 적 ‘물수제비뜨기’ 놀이처럼 무모할지도 모르는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몰두했던 즐겁고 행복했던 일들 그 기억, 감각들을 떠올린다."라고 언급했다.
홍승혜 작가의 연 시리즈 중 반석, 설치 및 수성목판화 작품 (사진= 아트스페이스엑스)
연(緣) 시리즈에 대하여
연 시리즈와 관련해 작가는 "모티브는 크게 세 가지로 뫼비우스의 띠, 반석 그리고 운명의 빨간실을 주요소재로 표현한 작품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언어를 통한 서로의 관계에 대해 얘기한다. 엄마와 옹알이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떠올린 이 표현들은 따뜻함의 첫 시리즈인 모성애시리즈와 많은 연결성을 가지고 있지만 큰 의미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까지도 포함하여 표현한다. 끊임없이 주고받는 듯이 이어지는 표현들로 인해 서로간의 관계와 연결성은 지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표현하였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장난감 연을 하나의 실로 하늘 높이 날게 하는 것처럼, 인연은 서로 실처럼 연결돼 있다. 이와 관련해 작가는 "빨간실(붉은실)을 소재로한 작품은 일본에서 유학하던 때부터 표현해왔던 縁(연)시리즈중 가장 먼저 표현하기 시작한 작품들이다. 운명 혹은 인연을 의미하는 운명의 빨간실이 공간과 물체를 걸치며 이어지게 표현함으로써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느껴지는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였다."라고 언급했다.
작가의 세계관을 몇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업의 동기가 경험적이든 사변적이든, 작품은 작가가 지금까지 살아온 평생을 담고 있는 이야기여서 어느 한 면만을 보면 다른 면이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한 단면을 볼 수 있다면, 적어도 작가의 단면 전체는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홍승혜 작가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전시다. (아트스페이스엑스, 11일까지 전시)
(아트앤비즈= 김진부 미술평론가)